잔잔한 사랑 영화
추천도 : ★★★★☆
감독 : 소피아 코폴라 (Sofia Coppola)
개봉연도 : 2003년
런닝타임 : 1시간 40분
주연 : 빌 머레이(Bill Murray), 스칼렛 조핸슨(Scarlett Johansson)
나이도 성별도 다른 두 미국 남녀가 일본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환경에 어울리지 못한다는 동질감으로 깊숙이 친해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.
일본을 희화화했다는 의견도 예전에 봤었던 것 같은데, 오히려 오리엔탈리즘을 범벅하지 않은 시선이라 차라리 신선했다.
- 꽃꽂이, 전통혼례, 신사 등의 이국적인 문화와 동시에
- 스타킹을 찢겨 달라는 성적 판타지를 가진 여성, 알몸 댄스를 추는 여성, 시끄러운 거리와 오락실 그리고 계속 언급되는 오타쿠 성질이 함께 나온다.
인구밀도가 높은 이 도시에서 서로 맞는 주파수를 찾았다.
결혼한 지 2년차인 샬럿과 25년차인 밥. 샬럿은 남편이 외로운 상황에 빠지게 했다. 그런데 밥은 조금 배부른 외로움 처럼 느껴졌다. 자식키우면서 희생한 삶들, 물론 이해한다. 그러나 산토리 위스키 CF를 찍으며 2백만불을 벌러와서 그 비싸다는 일본 택시를 타고 다니는데, 그 정도면 낯선 일본일지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.
둘의 대화 중 인상깊은 부분이 있었다.
1)
- 관계에서 권태를 느끼겠네요, 라고 샬럿이 말한다.
- 1/3은 잠을 잔다. 25년간 결혼생활에서 8년은 잠을 잤고, 그 외 시간은 16년이다. 아직 청소년기처럼 방황도 하고 알아가기도 하고 그렇다.
2)
대학을 졸업한 샬럿은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한다. 사진을 찍고 글을 써도 썩 잘하는 지 모르겠다고 한다.
샬럿에게 빌은 말한다.
-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면 환경이 바뀌어도 덤덤하다,고
- 뭘 잘하는 지 몰라도 계속 해보라고 말한다. 글을 잘 쓰는 지 모르겠어도 계속 써보라고.
비난의 잣대를 들이대면 비난을 할 수도, 주인공이 되어 상황을 이해하려면 그 안에 녹아들 수도 있는 영화다.
이것 하나는 확실하다. 20대 초반 스칼렛 요한슨이 정말 청순하고 예쁘다. 풋풋하다.